우드 말라키의 메마른 담배 향에 코며든뒤
최근 한 달 동안
토바코 향에 꽂혀서 이것저것 알아봤습니다
헤로드, 토바코 바닐, 토바컬러, 낙소스
이 네 가지 최종 후보들 중 최종 선택을 받은 낙소스!
프래그런티카에서 6500명 이상이 투표하여 평점 4.5점대의
엄청 높은 점수를 유지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들임기와 글이 비슷해지기에 바로 시향으로 넘어가겠습니다
구매 후 10회 이상 착향을 하고 다녔습니다
호, 불호 각 1회씩 피드백을 받았네요 ㅎ
보통 토바코 향수들은 시나몬, 바닐라, 체리(살구, 플럼) 같은 과일 노트와 함께하며
스윗하면서 시나몬&바닐라 가 강하게 느껴지는 다소 묵직한 향료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낙소스도 비슷한 노트 구성을 갖고 있지만
라벤더, 시트러스 라는 색다른 탑노트로 시작합니다
탑노트가 푸제르 계열의 향수에서 자주 쓰이는
베르가못+라벤더 조합이라
다소 남성적인 느낌을 주기에 여기서 호불호가 좀 나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클래식하지 않고 세련되고 모던하게 잘 빠져있어요
상큼하고 아로마틱 한 향이 팡팡 터지면서
시나몬과 투명한 꿀의 향이 치고 올라옵니다
낙소스의 이 도입부가 개인적으로 정말 유니크하고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시트러스는 1~2분 내로 사라지고
아로마틱, 허니 향과 바닐라&통카가 주는 고소하면서 파우더리한 향이
솔솔 피어납니다
달콤함은 중간 이하 정도로 느껴지는데
개인적으로 달콤한 향을 선호하지 않아 더 마음에 드네요
자, 그리고 제일 중요한 '토바코' 향은
물론 처음에도 조금 느껴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선명해집니다
스모키 한 불붙은 토바코가 아닌
꿀물에 살짝 젖어있는 토바코 잎으로 느껴져요
캐시매란 노트 때문인지 뭉게뭉게 수증기 같은 느낌도 있구요
물 담배인 후카가 이런 느낌일까요? (안 해봐서...)
톰 포드의 토바코 바닐, 퍼퓸 드 말리의 헤로드 , 마르지엘라의 재즈클럽
이 향수들이 앰버, 갈색이라면
낙소스는 수색처럼 연노랑, 수증기처럼 하얀색이 연상됩니다
2015년 출시 후 이제서야 각광받기 시작하는 향수입니다
새로 합류한 트렌디한 토바코 향수랄까..
지속시간은 8시간 이상
발향은 1~2회만 뿌려도 충분히 주변에서 느낍니다
생각보다 향이 무겁지 않아 초봄까지도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용량이 낭낭한 100ml 에
지속&발향 모두 뛰어난 향수라
여러 향수를 돌려가며 뿌리는 저로선
4~5년은 거뜬하겠습니다 ㅎ
제르조프가 아직 국내에선 무척 생소하고
시향 하기도 정말 정말 힘들긴 합니다만
평소에 토바코 향수를 즐기신다면
저처럼 과감하게 블라인드로 구매하셔도 될 것 같아요
자 그럼 이만 부족한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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