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번에 제르조프의 낙소스를 구매하면서
샘플을 몇 가지 받았습니다
한 시간 반이면 서울 어디든 가는 경기도민이면서
제르조프가 국내에 런칭된 이후
매번 가야지.. 가야지.. 하다가 결국 안 가고
이렇게 집에서 시향을 하게 되었네요 ㅎㅎ;
가장 처음 리뷰할 제르조프는
아폴로니아 입니다
제르조프가 들려주는 별이 가득한 밤하늘은 어떨까요?
제르조프 하우스의 조향 스타일은 어떨까요?
한번 착향 후 리뷰를 시작하겠습니다
노트를 살펴보면 정말 심플합니다
화이트 플라워, 오리스, 머스크
공통점은 White라는 향이 주는 색을 갖고 있네요
화이트 플라워 하면 다들 떠올릴
자스민, 튜베로즈, 오렌지 블라썸 등이 있을 텐데요
아폴로니아의 화이트 플라워는 다르네요
앞서 언급한 꽃들은 아니고
떠오르는 이미지가 '하얀 꽃'입니다
전반적인 향에서 파우더리한 질감이 느껴지는데요
부드러운 새하얀 석고로 만든 꽃에서 날 법한 향이랄까..
시간을 보내며 계속 향의 변화를 느끼고 있는데
순간 오르페옹이 번뜩!
오르페옹의 파스텔톤 파우더리한 플로럴이 떠올랐는데
아폴로니아는 더 고운 질감의 플로럴 향입니다
제가 느낀 이 파우더리한 질감은 바로
오리스(아이리스)에서 나옵니다
오리스는 뿌리에서 향기를 추출합니다
공홈에 가보면 오리스 버터를 넣었다고 하는데
오리스 오일이 굳어진 걸 바로 버터(=콘크리트)라고 해요
(오리스 오일은 수확한 뿌리를 3~6년 정도 말리고 이를 빻아서 증류하여 얻어집니다
건조기간 + 안 좋은 수율 때문에 금값에 버금가는 고가!)
오일의 향을 맡아보면 흙 내음이 제일 잘 느껴진다고 하죠
아폴로니아에서는 정말 곱게 빻은 부드러운 흙의 향기가 떠오르는 원인이
이 오리스 버터 때문입니다
(저는 하얀 지점토가 떠올라요)
머스크에는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현재 퍼퓨머리에서 쓰는 머스크는 모두 합성이구요
여기서 쓰인 머스크는 플로럴 한 캐릭터를 띈 종류라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포근하게 다른 향들을 감싸며 은은하게 존재를 보여주고 있네요
향의 마지막까지 함께하는 이 머스크는 보드라운 살냄새 같아서
묘하게 섹시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달의 표면을 향으로 표현하면 이런 느낌일까요?
보틀의 이미지 또한 향과 닮았습니다
부담 없이 은은하게 뿌리기 좋은 향입니다
향수가 살냄새처럼 착 붙어요
머스크가 메인인 향과 플로럴과 약간의 분내를 좋아하시면
정말 만족하실 향입니다
발향은 보통이지만
지속시간은 7시간 이상 오래갑니다
제르조프는 다 강렬할 것이라는 제 편견을 깨버리는 작품이네요 ㅎㅎ
다음에도 제르조프 향수를 리뷰할 계획입니다
부족한 리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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