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종 프란시스 커정] 롬므 아 라 로즈 리뷰 (feat. 남자를 위한 장미)

 

▶ 시향도 안 해보고 사는 거라 11ml로 구매

안녕하세요

남성 여러분, 플로럴 노트 좋아하시나요?

저는 굉장히 좋아합니다

다만 내 몸에 뿌릴 수 없을 뿐..

 

예전에 백화점 향수 코너를 돌다

여름 향수로 나온

'브리오니 에끌라'라는 향수를 시향 했었습니다

분명 남자 향수인데 장미 향이 나더라구요?

장미가 주는 아니었지만 남성적인 느낌을 주는

자몽, 암브록산, 머스크, 우디 노트 등과 정말 잘 어울려서

위시 리스트에 올려놨던 친구입니다

 

그 향수를 접하고

'남자도 장미가 어울리는구나'

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봄비가 내리던 어느 날

다들 장미 향수를 뿌린다는데

나만 장미 없어!!!

 

그래서 사나이의 장미를 더 알아보던 중

조향사 프란시스 커정의 향수를 알게 되었습니다

몇몇 국내 리뷰와 후기, 그리고 해외 리뷰까지 살펴본 끝에

블라로 들이기로 결정!

(불호인 포인트가 전혀 없었어요)

그래도 호옥~시나 하는 마음에 11ml를 구매했습니다

참고로 제 첫 메종 프란시스 커정 향수입니다

 

공식 홈페이지의 노트 구성

자몽, 클라리 세이지, 센티폴리아 로즈, 다마스크 로즈

앰버 우드

 

맑고 시원하게 문을 엽니다

상당히 깨끗한 느낌의 장미 향이네요

장미가 주이지만 다른 플로럴도 있는 듯한 느낌..

 

한 리뷰에서 남성 스킨 향이 느껴진다 했는데

초반에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 코가 푸제르에 절여져서 그럴지도 ㅎㅎ;)

오히려 제 예상보다 시작이 여성스러워서 당황..

 

자몽은 글쎄요.. 프레시한 뉘앙스 정도로만 느껴지고

딱히 '자몽의 향'이 느껴지지는 않아요

 

바이레도의 로즈 오브 노맨즈 랜드와 비교하자면

더 클린하고, 달지 않고, 워터리 합니다

그리고 무겁지 않고 산뜻합니다

차가운 계곡물에 수많은 장미가 띄워져 있는 느낌이랄까요..?

시간이 지나면서 장미 향이 차분해지니

l'homme 가 붙은 이유를 알겠습니다

 

노트에 있는 세이지는 남성 향수에 많이 쓰이는데요

라벤더와 비슷한 뉘앙스를 내줍니다

이게 대표적인 남성 스킨 향으로 느끼게 하는 노트 중 하나죠

 

살짝 화~한 느낌과

노트는 앰버 우드라고 명시되어 있지만

(인공향료인데 커정만의 앰버 우드 어코드가 있다는 것 같습니다)

'암브록산'이 꽤나 들어 있는 것 같아요

여러 남성 향수에서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익숙한 바이브가 캐치됩니다

하지만 강하냐? 그건 아닙니다

'나는 쾌남!' 보다는 포근하고, 금속성 재질, 살냄새

정도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약 1시간 정도 지나면 장미 향이 많이 빠집니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남자 향수 시작!

 

잔향은 플로럴한 느낌을 깔고 가면서 남성스러운 모습을 보이는데

독하다는 느낌은 전혀 없습니다

(제 코는 단련되어 있습니다 ㅎㅎ;)

클래식하기보다는 세련되고 현대적이며 날렵하면서 부드러워요

소위 말하는 남자 스킨 바이브가

디올의 소바쥬나 샤넬의 알뤼르 옴므 스포츠, 블루 드 샤넬 보다 약합니다

 

제 기준에선 굉장히 잘 만든 향이고 마음에 쏙 들지만

잔향이 다소 익숙한 바이브가 있어요

엄청 독창적인 느낌은 없습니다

장미향에 딱히 거부감이 없다면

20대부터 쓰실 수 있고

봄, 여름에 뿌리기 정말 좋습니다

 

지속시간... 너무 좋아요..

12시간 이상 갑니다..

발향도 너무 좋습니다..

1~2뿌 정도가 적당해 보여요

35ml만 구매해도 2년은 쓸 것 같습니다

 

저는 후각이 매우 너그럽기에 불호인 향조가 거의 없습니다 (때문에 텅장..)

따라서 블라인드로 구매를 해도 실패할 확률이 낮아요

그러니 여러분은 구매 전 꼭 시향 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오래간만에 재밌는 향수를 발견했네요

'남자의 장미'를 찾고 계시다면 리스트에 추가해 보세요

 

그럼 이만 부족한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