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수백 개의 새로운 향수가 출시되고 사라지는 현시대에서
출시된 지 거의 30년이 되었음에도 꾸준히 사랑받아 현역으로 뛰고 있는 향수가 있습니다
바로
'엘리자베스 아덴 - 5번가 (5th Avenue)'
지난주 갑자기 어머니가 사고 싶은 향수가 있다고 했습니다
첫 번째는 제니퍼 로페즈의 스틸(Still)
그리고 5번가였죠
두 가지 모두 예전에 쓰던 향이었고
당시같이 일하던 사람의 향이 너무 좋아 물어보고 구매했다고 하네요
때마침 저도 궁금했기에 일단 5번가 구매를 하고 이렇게 리뷰를 씁니다
완전 플로럴 한 향 리뷰는 또 처음이군요
그럼 착향!
1996년 출시한 작품으로 27년 정도 되었네요 와우..
화려한 노트들만 봐도 그때 향수라는 걸 느끼게 합니다
일단 노트를 보면 확신의 꽃밭이네요
좋은 꽃은 다 넣은 느낌...
근데 뭐 하나 툭 튀지 않고 라운드 하게 잘 이어져 있습니다
5번가의 첫인상은 '익숙하다' 입니다
어디선가 많이 맡아본 향... 코 끝을 살랑살랑 간지럽히는 익숙한 꽃향기...
아마 출시 이후 많은 화장품 회사에서 비슷한 향을 만들어 제품에 넣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하지만 눈을 감고 그 향을 펼쳐보면 디테일이 다름이 느껴집니다
공식 홈페이지에선 이 세 가지 노트를 키노트로 제시합니다
뿌리자마자 상큼하고 프레시한 플로럴이 느껴지고
곧 풍성하고 그윽한 플로럴이 드러납니다
뮤게(Muguet)라고도 하는 은방을 꽃, 활짝 핀 목련의 느낌..
화이트 플로럴들이 선명하게 느껴집니다
제비꽃(Violet)은 플로럴이 아닌 Green 노트로 분류합니다
제비꽃 잎 앱솔루트를 의미하는 것 같아요
여러 플로럴 노트에 그린 노트를 더해
향을 더 풍성하고 프레시 하게 만들었습니다
하늘하늘 살랑살랑 한 꽃들만 있는 게 아니라
무게감 있는 꽃들도 있어서
진중하고, 성숙하고, 세련된, 프로페셔널한 여성이 떠오르네요
살짝 무게감이 있지만 여전히 프레시 하고 클린 합니다
어릴 적 쓰던 샴푸, 샤워젤이 떠오르기도 하구요
머리를 방금 감고 말린.. 머리카락에서 좋은 꽃 향이 나는 사람이 떠올라요
샴푸에서 이 향을 따라 썼나...
그리고 베이스의 앰버(Amber) 호박의 색을 의미하는 단어인데
조향에서는 보통 바닐라+랍다넘 노트를 앰버라 부릅니다
음.. 베이스에서 바닐라가 잘 느껴지지는 않고 머스키의 포근함,
살짝 파우더리가 제 코에는 잘 느껴지네요
니치 향수가 대중들에게 많이 선택되고 개성을 중시하는 시대에서
5번가는 옛 향수, 특징 없는 향수, 저렴한 향.. 으로 생각하겠지만
제가 느끼는 5번가는
불호가 적어 누구나 좋아할 향수
웨어러블해서 어디든 무난히 뿌릴 수 있는 향수
부담 없는 가격으로 충분히 나를 꾸밀 수 있는 향수
라고 생각합니다
뭐랄까.. 상대방에게서 좋은 향이 나는데 향수는 아닌 느낌...?
네.. 5번가 생각보다 정말 좋습니다
(125ml에 국문 스티커가 붙은 정품이 3~4만원대라니.. )
생각해 보니 저도 호드백 대부분은 디자이너 브랜드(샤넬, 디올, 돌체앤가바나..) 향수에서 받았네요
지속시간은 4시간 이상 거뜬하며
발향은 처음엔 잘 퍼지지만 10분 정도만 지나도 은은해집니다
한 여름을 제외한 모든 계절에 데일리로 뿌리기 좋은 향입니다
올리브 영에도 있다는 것 같은데 한번 시착향을 해보세요!
기대 이상으로 좋을 거예요
그럼 이만 부족한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