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맞이 할인행사 중이던 무신사를 기웃거리던 저는
여름 옷들을 담고 70,000원을 넘겨 추가 할인을 받기 위해
양말이라도 담아볼까 하는 마음으로 싼 거 뭐 없나 둘러보던 중
N.C.P.라는 향수 브랜드가 1+1 행사를 하는 걸 봐버렸습니다
살짝 서치를 해보니 지보단 향료를 쓰는 스웨덴 회사..
바로 살만한 거 있나 정보 수집..
(그러나 많지 않았던 정보..)
401 라인과 601, 701 라인이 몹시 구미가 당겼으나
601의 우디, 701의 베티버 &레더는 소장하고 있는 향수들과
겹치는 느낌이 많아 401 라벤더 & 쥬니퍼로 선택했습니다
라벤더와 쥬니퍼라니.. 푸제르 매니아는 코가 벌렁벌렁합니다
결국 무신사에 총 9만원 넘게 헌납..
자 그럼 뿌려보겠읍니다
탑
쥬니퍼, 시트러스 어코드
미들
아이리스, 샌달우드, 세이지
베이스
건초, 머스크
라벤더는 어디에...?
아마 뉘앙스가 있는 것 같습니다 뉘앙스..
뿌리자마자 우디함이 가미된 주니퍼 향이 가장 두드러집니다
시트러스 어코드는 주니퍼에 상큼함과 프레쉬함을 더 해주는 느낌이네요
딱히 레몬! 베르가못! 이 떠오르지는 않습니다
탑에 주니퍼가 쓰인 향수들이 정말 많죠 그중에 오르페옹이 있습니다
오르페옹에서 극 초반에 올라오는 주니퍼의 느낌이 있어요
그래서 오르페옹에서 쟈스민이 올라오기 전까지 약 5초정도는 비슷하게 느껴지네요
(비교해 보려고 오르페옹 뿌려봤는데 오르페옹이 훨씬 더 이쁘고 섬세한 향이네요 ㅎ;)
오히려 더 비슷한 건 같은 스웨덴 출신의 바이레도의 집시워터가 아닐까 합니다
주니퍼, 시트러스, 아이리스(=오리스 루트), 샌달우드
겹치는 향이 벌써 4개죠?
하나하나 따지고 보면 다르지만 전체적인 실루엣을 봤을땐
꽤나 비슷한 바이브를 뿜고 있습니다
초반의 주니퍼가 살짝 가라앉으면서
아이리스의 화장품 분내 스러운 파우더리,
세이지가 주는 아로마틱함
꾸덕한 질감의 우디향이 어우러져서 올라옵니다
살짝 스위트함도 느껴지네요
세이지의 향일까요?
가까이서 맡으면 부드러운 화~한 스파이시가 느껴집니다
후추 같은 향신료가 아닌 허브 잎사귀를 짓이겼을 때 날 법한 스파이시..
전 이게 꽤나 매력적입니다
샌달우드가 들어간 향수들을 보면
절간으로 가느냐 밀키한 느낌으로 가느냐 로 나뉘는 것 같은데
여기서는 살짝 전자입니다
좀 더 건조한 느낌의 샌달우드랄까..
그렇지만 강하지는 않습니다
나무가 있다 정도의 느낌
Hay(건초) 향은 제게는 무척 낯선 향료입니다
마른 풀의 느낌을 내주는 합성향료가 아닐까 하는데
찾아보니 스위트, 그린, 아로마틱 한 향조라고 하네요
잔향은 머스크가 있어서 확실히
은은하면서 포근한 느낌이 있습니다
거기에 풀떼기 한 스푼 있구요
엔씨피는 레이어드 컨셉으로 향수를 만든다고 합니다
제가 만약 레이어드로 쓴다면
401은 향조로 치자면 베이스는 좀 약하고 주니퍼는 탑 노트들 중에서 시트러스 계열보다는 묵직하니
미들 노트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탑의 시트러스가 강한 향수 와 함께 쓰거나
베이스의 우디가 강한 향수와 레이어드를 해서 미들 노트를 보강한다고 생각하고 레이어드를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재밌는 향수네요
지속시간은 약 5시간 이상
발향은 초중반은 보통이나 잔향부로 들어가면 약해집니다
푸제르 계열이지만 올드하지 않고 모던합니다
라벤더가 없어서 그런지 바버샵 느낌도 없구요
주니퍼 향조에 거부감이 없으시다면
파우더리함도 있기에 여성분들도 충분히 쓸 수 있다고 봅니다
집시워터를 대체해서 써도 좋다고 생각합니다만
베이스가 좀 빈약합니다
601과 레이어드하면 좋아 보이기도 하네요
왜냐면 601은 우디, 앰버, 바닐라로 구성되어 있거든요
(어라.. 이렇게 엔씨피에 스며든 나..?)
자 그럼 이만 부족한 시향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