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향수를 좋아하신다면 한 번쯤은 들어본 브랜드
르 라보(Le Labo)의
상탈 33 (Santal 33) 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상탈은 샌달우드를 뜻하죠
그만큼 나무 향에 무게를 둔 향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상탈 33은 이미 수년 전부터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향수입니다
크리드의 어벤투스 처럼 많은 타입 향수와 비슷하게 따라 만든 향수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상탈 33의 향을 몰라도 매장에 가서 시향 해보면
'아! 이 향 어디서 맡아 봤는데?!'
할 정도로 알게 모르게 지나가면서 맡아봤을 거예요
저도 굉장히 익숙했거든요 ㅎ;
그래도 오리지널만이 갖고 있는 디테일은 따라올 수 없습니다
자 그럼 리뷰를 시작하도록 할게요
말보로 맨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센슈얼하고 스모키한 머스크향
상탈 33은 전설적인 말보로 맨에서 영감을 받은 센슈얼한 향수입니다.미 서부의 와일드한 평원에 고독하게 앉아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모닥불의 불빛이 드리우고 머리 위로는 인디고블루의 밤하늘이 펼쳐집니다. 주변에는 사막의 부드러운 바람을 제외하고 아무것도 없습니다. 당신은 자유로워요.
SANTAL 33은 바로 이 부분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센슈얼한 향수입니다. 도취적이죠. 카다멈, 아이리스, 바이올렛, 암브록스에 스모키한 우드 향(호주산 샌달우드와 시더우드)이 어우러져 스파이시하고, 가죽 향이 맴도는 머스크 노트를 완성합니다.
SANTAL 33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타오르는 모닥불과 스모키하게 날리는 연기, 빛이 사라지고 난 이후에 느껴지는 센슈얼한 무드.
'말보로 맨(Malboro Man)' 잘 기억해 주세요
시작은 역시 톡 쏘는 향이 튀네요
해외에서도 피클 주스라고 표현을 합니다
저는 오이와 피클 중간의 느낌이 드네요
톡 쏘는 건 향신료라 생각이 드는데 카다멈 때문일까요..?
하지만 이 향은 정말 금방 사라집니다
이후로 올라오는 향은 연필 향이 느껴지는 걸 보니
시더우드가 있고 정갈한 샌달우드도 느껴집니다
잘 건조된 나무의 향이 잘 느껴져요
(밀키한 샌달우드가 아닌 쫙쫙 마른 샌들우드입니다)
그리고 좀 더 우세한 비중으로
가죽 향이 피어납니다
우드만 있는 줄 알고 시향을 해보셨다가
우드가 가죽을 걸치고 훅 들어와서 놀란 분들도 꽤 있을 거예요
하지만 이 가죽의 느낌은
톰 포드 옴브레 레더의 빳빳한 새 가죽이 아니라
세월이 흘러 주름도 지고 사용감도 있으며 더 건조된 부드러운 가죽
의 느낌입니다
향이 날이 서있지 않고 동글동글해요
그리고
스모키하면서 더스티 & 파우더리 합니다
아이리스 와 바이올렛 노트가 있지만 화장품 분내는 거의 느껴지지 않으며
이 노트들 덕분에 향을 중성 쪽으로 끌어당겨주는 듯합니다
노트에 파피루스가 있는 걸 봐서 그런지
종이의 이미지도 떠오르는데 양장본 이 생각나요
은은하게 스모키와 더스티한 질감이 깔려있는
정말 잘 건조된 나무와 가죽의 향입니다
잔향으로 갈수록
향은 더 부드러워지고 살에 착 붙습니다
잔향이 진국이네요!
앞에서 '말보로 맨' 기억하라고 한 이유가 있습니다
자 아래 이미지를 봐주세요
상탈33은 말보로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했죠?
전 이 이미지를 보자마자 조향사가
무엇을 표현하고자 했는지 더 쉽게 이해를 할 수 있었습니다
가죽, 나무, 연기, 메마른 서부, 거칠고 자유분방한 카우보이..
무언가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삶을 후각적으로 그려냅니다
20대 후반.. 아니 자유롭게 뿌리세요
창조적인 일을 하는 크리에이터들이 떠오르는 향이기도 합니다
자유분방한 사람도 떠오르구요
아메카지 룩을 입은 모습도 그려집니다
그래서 클래식하고 잘 차려입은 복장에는 어울리지 않아 보입니다
지속시간은 7시간 이상
발향력 좋습니다
가죽향이 있지만 한여름을 제외하고는 뿌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분명 쉬운 향은 아니지만 매력이 넘치는 향수입니다
가죽향과 우디를 좋아한다면 정말 추천하는 작품입니다
꼭 시향 해보시기를 권합니다
그럼 이만 부족한 글 마치도록 할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