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는 디자이너 하우스지만
향수도 정말 잘 만들기로 유명한 곳이죠
현재는 수많은 니치 향수들이 대한민국에 넘쳐나지만
예전에는 몇몇 디자이너 하우스들 뿐이었고
그중에서 불가리는 정말 인기있는 곳 중 하나였습니다
우리 나라에선 블루, 뿌르 옴므 이 두가지가
베스트 셀러로 잘 나갔었는데
전세계로 봤을 땐
맨인블랙
이녀석이 베스트 셀러입니다
예전엔 강하고 찐~한 향수로 인식이 됐을지 모르지만
여러 니치향수들이 사회에 녹아들면서
많은 분들이 강렬한 향수들에
적응한 후각을 얻게 되었죠
덕분에 오늘 리뷰할
맨인블랙도 많은 분들에게
사랑 받을 수 있을거라 확신하며
리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이국적인 향신료의 향들과
약간의 달콤함
강렬한 럼의 부지함으로 시작합니다
전반적으로 상당히
건조한 느낌의 향으로
끈적이거나 꿉꿉한 느낌이 없이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 있네요
시간이 조금 지나면
잘 마른 토바코 잎의 향이 피어 오릅니다
약간의 스모키함도 더해져 있어서
따뜻한 느낌을 주기도 하네요
가죽의 질감을 주는 향이 배경으로 깔려 있습니다
크게 거슬릴 정도로 전면에 나오지는 않으며
향에 고급감을 더해 주는 정도라 생각됩니다
바짝 마른 원목 테이블 위에
가죽 테이블 매트를 깔고
그 위에
향신료가 담긴 접시, 럼 한잔, 최고급 시가 가
올려져 있는 이미지를 떠오릅니다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아하는
천재 조향사이자 전설적인 마스터 퍼퓨머
알베르토 모리야스의 역작 중 하나 답게
정말 부드럽게 잘 블렌딩 되어 있습니다
스파이스, 토바코, 가죽
이 향조가 강하게 표현되면
향이 전반적으로 무겁거나 강렬해져서
거칠고 공격적인 느낌, 진하고 묵직해지기 쉬운데
이를 가볍고 에어리하게 그리고 부드럽게 표현을 해서
부담없는 향으로 다가옵니다
(요즘엔 워낙 강렬하고 개성있는 니치향들이 많아서 이렇게 느껴지는게 아닐까 싶기도..)
제가 지금까지 여러 토바코 노트가 들어있는 향수들을 거치다가
뒤늦게 요 녀석의 매력에 빠졌는데
그 이유는
1. 달지 않다
요즘 주목받는 토바코 향수들은 대부분 꿀, 과일 같은 달달한 노트와 함께 조향되었는데
이 작품은 비교를 하면 거의 달지 않다고 느껴질 정도로 산뜻합니다
2. 과하지 않은 바닐라
마찬가지로 베이스에 묵직한 바닐라 향을 깔고 있는 작품들이 많습니다. 통카빈도 마찬가지구요.
이에 비해 담백합니다
그 외에 잘 마른 우디향이 큰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지속시간은 6시간 이상
발향은 보통, 잔향으로 가면 은은해집니다
30대 이후가 멋지게 소화할 느낌이네요
요즘 워낙 괴물같은 성능의 향수들이 많다보니
이에 비하면 약한 향수로 느껴집니다
하지만 좋은 향수의 기준은 성능도 아니고 가격도 아니죠
너무나 잘 만든 향수입니다
부모님이 한때 불가리 향수만 쓰셔서
사은품으로 있던 15ml를 쓰고 있는데
이를 다 쓰면 100ml 본품을 구매할 생각입니다
개성있고 잘 만든 토바코, 럼 향수를 찾는다면
꼭 맨인블랙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